慈慧朴孝纘 2025. 4. 25. 14:39

 

 

올레길 /박효찬

 

바람이 엷게 속삭이며 이야기를 한다

어젯밤 나무가 옷을 잃어 울고 있다고

기억을 잃어버린 것처럼

 

파란 하늘이 새털 구름옷을 입혀준다

옥색 빛 넓은 바다를 닮으라고

담쟁이의 화려한 하루살이처럼

 

소담스럽게 핀 들국화 꽃잎 사이를 넘보며

알록달록 수채화 물감을 풀어 놓은 것처럼

바람이랑 외출에 동행 한다

나즈막한 오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