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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학 】/『 좋 은 글 』

그녀의 이야기 /김남조

by 慈慧朴孝纘 2007. 6. 19.
 

♣ 그녀의 이야기 ♣ 김남조 1 한밤을 꼬바기 걷기만 했대 딴데도 아닌 저네집 길모퉁일 연거푸 묵주알 굴리듯 거닐어 먹물에 비 뿌린듯 밤이 삭은 회색빛 먼동이 틀 때 송곳처럼 쑤시던 진실이 아무래도 용서할 수가 없다는 그 마음 하나더래 2 나 한번만 놀래어 보고싶어요 얼마 살지도 않았는데 왜 세상엔 후두둑 가슴 뛸 그런 일이 겨자씨만큼도 남아 있질 않나요 3 지금 막 대들보가 삭아 내리는 집처럼 막무가내로 허물어지고 있는데 처음 듣는 이 비파 소리 …… 하필 이 시간에 그중 짧고 가장 오랜 음악을 주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