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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학 】/『 영 상 시 』

[스크랩] 님의 침묵 [한용운]

by 慈慧朴孝纘 2005. 5. 23.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시 해설> 님의 침묵은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을 대표하는 시이다. 한용운의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한용운 시의 님에 대해서는 부처, 조국, 연인의 세가지 의미로 해석되어왔고 최근에는 세가지 모두 옳다는 쪽 견해로 기울어 있다. 즉 님의 의미는 조국도 될 수 있고 부처도 될 수 있으며 연인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님의 의미에 대한 이러한 논란은 대체로 님의 의미를 규명하는데 있어서 철저한 작품 분석에 의존하지 않고 한용운의 전기적 사실과 관련하여 님의 의미를 찾아 보려고 한 데 유래한다. 즉 한용운이 승려였기 때문에 한용운 시의 님은 부처일 것이라는 추측을 낳은 것이고 또 그가 독립운동가였기 때문에 한용운 시의 님은 조국일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작품 자체를 통해서는 어디에도 조국이나 부처라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여기서 한용운의 시에 나타나는 님은 그냥 연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렇게 세가지 견해가 서로 옥신각신하는 틈에 어느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어렵게 되고 때마침 도입된 애매성이라는 용어에 힘을 얻어 세가지 모두 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한용운의 시의 님은 의미의 복합성을 지닌 더 좋은 시라는 주장이 나오게 된 것이다. 만해 한용운 (1879 ~ 1944.6.29) : 독립운동가, 시인, 승려 출생지 : 충남 홍성 1905 - 인제백담사의 연곡에게서 중이 되고, 만화에게서 법을 받음 1908 - 원흥사 원종종무원 설립 1913 - 불교학원 교원 1916 - 월간지'유심' 발간 1919 - 3·1운동때 민족대표 33인의 한사람으로 독립선언서에 서명, 체포되어 3년형 선고받고 복역 1927 - 신간회 중앙집행위원 1927 - 경성지회 회장 1931 - 월간지 '불교' 인수·발간 1935 - 조선일보에 첫 장편 '흑풍'연재 1937 - 항일단체만당사건의 배후자로 피검 만해 한용운 선생은 매우 적극적인 독립운동가였습니다. 만해 한용운이 1929년 12월 광주학생운동의 진상을 알리는 민중대회 개최를 준비하다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는데 당시 만해는 50살로, 신간회 경성지회장을 역임하는 등 민족운동을 주도하였습니다.
출처 : 님의 침묵 [한용운]
글쓴이 : 아침햇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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