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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진 】/『 예쁜사진』

풀꽃

by 慈慧朴孝纘 2005. 6. 7.

 

 풀꽃


                박 효찬씀


들녘 모퉁이 돌아서니

고운 자태 한껏 뽐내 듯

뭉실 뭉실 떠도는 안개 구름 뒤로

알 수 없는 영롱한 빛깔 하나

섬세한 섬유질 속으로 감추어 버린 채

돌맹이 하나 등지고

그늘삼아 풀잎 하나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서 있네


숨소리에 시들어 버릴 듯

발자욱에 놀래 웅크려 버릴 듯

여리고 시리도록 눈망울에 맺히네


가죽하나 걸치지 않아도

속살 여밈도 부끄럼 없이

꽃망울 살며시 열어 보이네.


속세를 오래토록 갈망하듯

오만과 자만을 토해버릴 듯

들녘 모퉁이

들바람 맞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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