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삶의 길

바른 삶의 길

 

어느때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성 깃자쿠우타 산에 계실 때의 일이라.

부처님 께서는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들고 걸식하러 성 안으로 들어가심이라.

성안에 사는 한 장자 (長者)의 아들 상갈라가 연못에서 목욕을 하고 올라와 몸을 말린 뒤 동. 서. 남. 북. 상. 하의 여섯방향을 향해 예배하고 있었음이라.

 

부처님께서는 이 광경을 보고 말씀하시되,

"그대는 무엇 때문에 육방을 향해 예배하는가?"

상갈라는 부처님께 대답하되,

"저의 아버지가 임종하실때 '아들아, 너는 무엇에나 예배할때 먼저 동. 서. 남. 북. 상.하의 여섯 군데를 향해 예배하도록 하라.'고 유언 하셨나이다. 저는 아버지의 유언을 듣고 감히 어길 수 없어 그대로 행하는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상갈라에게 말씀하시되,

"거기에는 방위의 이름만이 있을 뿐이니,  성인의 법은 그런 육방예배 으로써 으뜸을 삼지 않느니라."

상갈라는 부처님께 여쭈되

" 그 성인의 법 안에서 육방에 예배법을 가르쳐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이제 그대를 위해 설명하나니 잘듣고 생각하기 바라노라. 네가지 번뇌의 업과 네 가지 악행과 또 여섯 가지 재산을 없애는 일이 있느니라.

먼저 이런 나쁜 일에 빠지지 않고 육방에 예배하면 이 세상에서도 잘 살고 후생에 가셔도 좋은 과보를 얻게 될 것이니라.

 

네 가지 번뇌의 업이란?

살생과 훔치는일, 사음과 거짓말이요.

 

또 네가지 나쁜 행이란?

 탐욕과 성냄,두려워함과 어리석음이니, 이와 같은 번뇌의 업과 악행을 행하면 큰 재앙이 있을 것이니라.

 

또 재산을 없애는 여섯가지란?

술에 탐닉하고, 도박하며, 방탕하고, 풍류에 빠지며, 나쁜 벗과 어울리고 게으름에 빠지는 것이니, 이와 같은 악행에서 벗어나 육방에 예배하면 이 세상이나 다음 세상에서도 안락 할 것이니라.

 

술을 마시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허물이 따르다니, 재물을 탕진하게 되고, 병이 생기며, 잘다투고  나쁜 이름이 퍼지며, 분노가 폭발하고 지혜가 날로 없어지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느니라.

 

도박에는 다음과 같은 허물이 따르나니, 재산이 날로 줄어들고 도박에 지면 원한이 생기며, 지혜로운 사람이 타일러도 듣지 않고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며 훔칠 마음까지 생기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도박을 해서는 안 되느니라.

 

방탕에는 다음과 같은 허물이 따르나니,

몸을 보호하지 못하며 자손을 보호하지 못하고 항상 놀라고 두려워하게 되며, 온갖 괴롭고 나쁜 일이 몸을 얽어매고 허망하다는 생각을 잘 내게 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방탕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나쁜 벗과 어울리면 다음과 같은 허물이 따르나니,

남을 속일 꾀를 내고 으슥한 곳을 찿아다니기를 좋아 하게 되고, 남의 여자를 유혹하고 남의 물건을 훔치며, 재물을 독차치하려 하고 남의 여자를 유혹하고 남의 물건을 훔치며, 재물을 독차지하려 하고 남의 허물을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나쁜 벗과 어울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게으름에도 다음과 같은 허물이 따르나니라.

부자라고 해서,가난하면 가난하다고 해서 일하기를 싫어하며, 추울 때는 춥다고 해서, 더울 때는 덥다고 해서 일하기를 싫어함이라. 시간이 이르면 이르다고 해서 시간이 늦으면 늦었다고 해서 일하기를 싫어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부디 게으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대신 가까이 하면 좋은 벗이 있으니,

그는 내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많은 사람들을 보살펴 주며 잘못을 알려 주고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며 남을 이롭게 사귀어야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시되,

 

"육방이란?

무엇인지 알아야 하나니,

동쪽은 부모요, 남쪽은 스승이며, 서쪽은 아내요, 북쪽은 친족이며, 아래쪽은 종이요, 위쪽은 덕이 높은 사문과 바라문이니라.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다음과 같은 일로 부모님께 효도해야 하나니, 부모님을 잘 받들어 아쉬움이 없게 하고, 할일이 있으면 먼저 부모에게 알리며, 부모의 하시는 일에 순종하여 거스르지 않고, 부모의 당부를 어기지 않으며,부모가 경영하는 바른 사업을 계승하여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것이니라. 자식이 부모를 받들어 효도로 섬기면 부모는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로다.

 

또 부모는 다음과 같이 자식을 사랑해야 하나니,

자식을 타일러 나쁜일을 하지 못하게 하고 좋은 일을 가르켜 주며 사랑이 그 골수에 사무치도록 베풀고 좋은 배우자와 결혼시키며, 수시로 필요한 물건을 대주어야 하느니라.

 

제자가 스승을 받들어 공경하는데는 다음과 같은 일이 있으니, 필요한 물건을 갖추어 드리고 예배.공양하여 존경하며 우러러 받들고 , 가르침이 있을 때는 순종하여 어기지 않으며 들은 법은 잘 지녀 잊지 않아야 하느니라. 제자가 스승을 공경하여 스승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또 스승은 다음과 같은 일로 제자를 지도해야 하나니, 법에 따라 제자를 이끌고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며 묻는 것에 대답하여 잘 이해하로록 하느니라.

 

남편이 아내를 위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일이 있으니, 예절로써 대하고 위신을 지키며, 항상 의복과 음식을 넉넉히 갖추어 주고 집안 일을 믿고 맡겨야 하느니라.

 

또 아내는 다음과 같은 일로 남편을 공경해야 하나니, 항상 먼저 일어나고 뒤에 앉으며 말을 부드럽게 하고 잘 순종하며 남편의 뜻을 먼저 알아 받들어 행하야 하나니라. 아내가 이와 같이 남편을 받들어 공경하면 남편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로다.

 

그리고 누구나 다음과 같이 친족을 공경하고 친근히 하면 친족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니라.

 

주인은 고용인에게 다음과 같이 배려해 주어야 하나니, 능력에 따라 일을 시키고 항상 음식을 대주며 수시로 노력의 대가를 지급하고 병이 나면 치료해주며 가르쳐 주어야 하나니라.

 

또 고용인은 다음과 같은 일로 주인을 받들어 봉사해야 하나니, 일찍 일어나고 일을 정성껏 해야 하여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않고 순서대로 일을 하며 주인의 이름을 칭찬하여 드날리는 것이니라. 고용인이 이와 같이 주인을 섬기면 주인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로다.

 

신자는 항상 다음과 같이 스님들을 받들고 공양을 올려야 하나니, 행동이 친절하고 말이 인자하며, 마음이 자비스럽고 때를 맞추어 보시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가르침이 있으면 이를 깊이 생각하고 실천하여 저버림이 없어야 하나니, 신자가 이와 같이 스님들을 받들면 스님들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로다.

 

또한 스님들은 다음과 같이 신자들을 이끌어야 하나니, 그들을 보호하여 나쁜 일을 행하지 않게 하고 좋은 것을 가르쳐 착한 마음을 가지게 하고 듣지 못한 것을 듣게 하며 이미 들은 것은 잘 이해하게 하고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상갈라는 이렇게 여쭈되,

"부처님,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말씀은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가르침이었나이다. 마치 넘어진 자를 일으켜 주시고 닫힌 마음을 열어 주시며 미혹한 이를 깨닫게 하셨나이다. 그리고 어두운 밤에 등불을 켜시고 눈 있는 사람은 보게 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미혹한 자를 깨닫게 하시고 말고 깨끗한 이치를 드러내셨나이다. 그러므로 저는 오늘부터 부처님과 부처님의 진리와 승단에 귀의하겠나이다. 저로 하여금 그 바른 법 안에서 신도가 되게 해 주소서. 저는 신도가 되어 목숨이 다하도록 살생하지 않고, 훔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거짓말 하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나이다."

말을 마친 상갈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