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혜박효찬】/『 자혜 박효찬 자작시』

남편

by 慈慧朴孝纘 2025. 2. 6.

남편  

박효찬

나 만의 카페 창 너머

 숫 컷 은행나무 한그루
키도 크고 이파리가 무성하다
껴안아주면 포근할 것처럼

그림자가 되어준다

봄이 찾아와도

꽃을 피우지 않는다
꽃이 피지 않으니

웃음도 말 수도 없다
이슬비가 내리는 날

푸르름으로 상쾌해진다


꽃이 없어도 화려하고

열매가 없으니

상큼한 향기가
빗방울에 또로록 

은행향에 묻혀
바람의 언덕 위

지킴이가 된 천년지기 은행나무이다

 

 

2025년 2월 6일

눈이 내린다

어두운 하늘에서 이리저리 나부끼는 눈발이 날 휘젖는 것 같다

어제가 그사람이 떠난지 100일 되는 날이다.

납골당을 다녀 올까 하는 마음으로 나선길에 난 가지 않고 쏘다니다가 저녁늦게 집으로 들어왔다

텅빈 집에 혼자 지키는 반려견이 있어 다행일까하는 생각으로 강아지를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꼬리치는 강아지를 쓰담아주고 꼭 안아주었다

안방도 비었고 거실도 텅비어 냉기만 가득하다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하니 그러한거야 하며 마음을 쓰러 내리며 인위적인 한숨을 내뱉었다.

'【 자혜박효찬】 > 『 자혜 박효찬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오늘과 어제는  (0) 2025.02.22
삼행시 시와나  (0) 2025.02.16
눈길/박효찬  (0) 2025.02.04
기다림의 너는/박효찬  (0) 2025.01.09
2018년 5월의 평화는  (0) 2018.11.16